지금 우리학교는 결말 해석 감독의 의도는?
지금 우리학교는 결말에 적기 전 두 가지 중요 설정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이병찬 선생과 학교라는 배경을 깊게 파보며, 지우학이 숨겨둔 결말의 의미를 파헤치고자 함.
지금 우리학교는 결말
지금 우리학교는 원작이 있다. 다만 원작과 드라마는 좀비화의 기원에서 큰 차이점이 있는데 먼저 원작에서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동해로 추측된다.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에 기생하던 미생물이 오랜 기간 거대한 물고기와 접촉 후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진화한 것임. 이 바이러스는 갯지렁이에 기생해 우연히 낚씨를 온 진수를 감염시킨다.
즉, 원작에서의 바이러스는 자연재해이다. 운석과 같이 아무런 의미 없이 운이 나빠 발생한 사고로 좀비 사태가 시작됨.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병찬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제조한 것으로 묘사된다.
광폭화된 쥐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제작하고 진수에게 주입해 좀비를 만들었는데 이 차이가 드라마를 이해하는 관건이다. 진수는 지독한 학폭에 시달렸는데 이병찬은 먼저 학교폭력위원회에 신고를 해보지만 사건을 은폐하려는 교장 때문에 가해자는 반성문으로 끝났지만 진수는 전학까지 가게됨.
그러나 도망친 곳도 편하지 않았다. 귀남은 전학까지 간 진수를 찾아내 계속 괴롭힘. 몸과 정신이 모두 망가진 아들을 보다 못한 병찬은 결국 바이러스를 주입한것임. 병찬은 분명 뒤틀린 인간이다. 없는 형편에 유학까지 가서 박사 학위까지 얻었지만, 이에 맞지 않게 고등학교 선생을 하고 있다.
능력에 비해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평생을 고통으로 살아온 그의 인생에 아들까지 학폭에 시달리자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 문제라는 망상에 빠져버린다. 병찬은 자신이 만들어낸 좀비 바이러스에 '요나스'라는 이름을 붙임.
한스 요나스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한 철학자로 알려졌는데 그의 이론에 따르면 악이 선보다 훨씬 가깝다. 그래서 요나스는 과학 기술로 초래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공포로 인간을 변화시키려 함. 즉, 병찬의 진짜 목표는 가족의 복수를 넘어 효산시를 희생양 삼아 악으로 가득 찬 인간 세상을 뜯어고치려 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음.
그런데 왜 이 사건이 학교에서 시작됐을까? 사실 청소년들은 성인도 아이도 아닌 애매한 구간이다. 육체적으로는 충분히 성숙했지만, 평생을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그들에게 세상은 미지의 영역이다. 그렇다고 드라마 지금 우리학교는 청소년들을 무작정 미화하지 않는다.
그들은 성인보다 더욱 악날한 짓을 저지르고 모진 말을 쏟아내며 살인과도 같은 짓을 벌인다. 하지만 올바른 사회라면 청소년들이 잘못을 했을 때 처벌하기보다 교화에 중점을 둬야 하는데 학교는 할 일을 하지 않는다. 학생이 임신을 해도 관심을 쏟는 교사 한명 없음. 심지어 가난한 아이들을 기생수 취급하고 성적에 따른 줄 세우기만 배울 뿐이다. 그리고 권위로 아이들을 억압하기만 함.
그래서 좀비화가 이병찬에게서 시작된 것은 의미가 있다. 사고는 어른들이 냈는데 아이들을 보호할 성인은 없다. 유일하게 상식적인 교사 최선화는 그 힘이 너무나도 미약함. 심지어 구조대는 아이들을 구하지도 않고 떠나버린다.
결국 학교에 남겨진 아이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큰 재난에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는 입장이 됨. 심지어 효산시 자체를 폭발시키며 아직 생존한 학생들을 끝까지 외면함. 이 부분은 세월호 참사의 이미지를 가져온 엔딩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즉, 지금 우리학교는 좀비물이라는 탈을 스고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는것임. 그리고 지우학의 두 번째 테마는 성장이다. 사실 이 드라마는 유독 빡치게 하는 캐릭터가 많이 등장함. 이나영, 윤귀남 뿐만 아니라 청산과 온조 남라와 수혁 모두 답답한 행동을 함. 다만 주인공들이 아직 미성년자라는 걸 감안하면 이들은 저지를 수도 있는 실수를 하고 있는거다.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아이들은 실패를 연이어 맞으며 배우고 조금씩 성장한다. 남라는 자신의 마음을 처음으로 털어놓으며 친구와 연인을 한번에 얻게됨. 소년 이미지가 강했던 청산은 마침내 한 남자로 변모하고 말이다. 하지만 고통 없이는 얻는것도 없는 법. 아이들은 성장통을 겪는다.
온조는 남친과 부모를. 하리는 동생. 대수는 절친의 죽음을 경험함. 심지어 아무것도 잃을 것 없어 보이는 미진 역시 수능 점수를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다시 마음을 잡고 친구가 있는 학교로 가는 엔딩은 우울한 드라마에서 마지막 희망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럼 드라마에서 남겨진 미스터리 몇개를 정리해서 봐보자. 바이러스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생존한 좀비는 효산시에 남아 있음. 또 실험실에 있던 민은지와 하사도 여전히 살아있음. 민은지가 감염시킨 군인들 역시 좀비화가 진행됐을거라고 본다. 핵심은 바이러스 자체가 복제되었다는 것.
이 모든 사실은 시즌2를 위한 떡밥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병찬은 과연 죽었을까? 경찰서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그의 모습은 다른 좀비들처럼 이성을 완전히 잃은것으로 보이지 않아 시즌2에는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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